주주가 본 SpaceX의 xAI 인수: 무너져가는 머스크 제국의 마지막 방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회사중 하나가 부실자산의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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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
구독자 여러분들은 아시다시피, 저는 SpaceX의 열정적인 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비웃을 때, 저는 투자자로서 SpaceX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회사 중 하나가 될 거라고 믿어왔습니다. 본사도 다녀왔고, 로켓 발사 관람에 초대받기도 했습니다 (날씨 때문에 연기 ㅠㅠ). 스스로 최고의 팬 중 한 명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오늘, 일론 머스크가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SpaceX가 xAI를 인수한다. 합병 가치 1.2조 달러. 역사상 가장 큰 IPO가 될 것이다.
뉴스 헤드라인만 보면 “역시 머스크, 또 한 번 판을 키웠다”는 감탄이 나올 법합니다. 우주와 AI의 결합이라니. “Sentient Sun — 지각 있는 태양을 만들어 우주에 의식의 빛을 확장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SF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뉴스를 보는 순간, 전혀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결국 이렇게 가는구나.”
이 업계에서 GP와 LP 양쪽을 경험하면서, 저는 수많은 ‘구조조정’을 봐왔습니다. 화려한 언어로 포장된 합병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투자자들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성공한 회사가 실패한 회사를 떠안는 구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들을.
이번 SpaceX-xAI 합병은, 제가 본 것 중 가장 거대하고, 가장 대담하며, 가장 교묘한 금융 공학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팬으로서가 아니라, 투자자로서 이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1장: 트위터라는 이름의 구멍
모든 것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 세상은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습니다. “천재적인 수”라는 찬사와 “미친 짓”이라는 비판. 저는 솔직히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왜냐고요? 숫자가 말해주니까요.
트위터는 인수 당시에도 이미 적자 기업이었습니다. 광고 매출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광고주들은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운영 방식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인수 후 광고 매출은 급감했고, 트위터의 기업 가치는 종이 위에서 녹아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 인수에 참여한 투자자들이었습니다.
Sequoia, a16z, Valor, Oracle.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름들이 머스크의 트위터 LBO에 수십억 달러를 베팅했습니다.
왜? 머스크니까. 그가 만지면 금이 되니까. 테슬라가 그랬고, SpaceX가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트위터는 금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매일 현금을 태우는 소각로가 되었습니다. 한때 440억 달러로 평가받던 회사의 가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Sequoia 같은 대형 펀드들은 장부에 막대한 손실을 기록해야 했습니다.
여기서 머스크의 딜레마가 시작됩니다.
그는 단순한 CEO가 아닙니다. 그는 ”충성의 제국”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테슬라 초기부터 그를 믿고 따른 투자자들, SpaceX에 돈을 댄 사람들, 그리고 트위터 인수에 동참한 동맹들. 이들이 손해를 보면, 머스크의 가장 큰 자산인 ”내 편에 서면 절대 손해 안 본다”는 신화가 무너집니다.
머스크에게 이 신화는 단순한 명예의 문제가 아닙니다. 생존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그의 모든 회사들은 끊임없이 자본을 필요로 하고, 그 자본은 “머스크를 믿는 사람들”에게서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2장: xAI라는 이름의 세탁기
2024년, 머스크는 xAI와 X(구 트위터)의 합병을 발표합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럴듯했습니다. “AI와 소셜 미디어의 시너지.” “Grok이 X의 실시간 데이터를 학습한다.” “AI 시대의 새로운 플랫폼.”
하지만 진짜 이유는 숫자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트위터 투자자들은 이 합병을 통해 xAI의 지분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트위터 인수 당시의 가치평가(440억 달러)와 동등한 수준으로. 장부상 손실이 마법처럼 사라진 겁니다.
“Made whole.” 원금 회복.
잠깐, 이상하지 않나요?
광고 매출이 급감하고, 사용자 이탈이 늘고,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 트위터가 어떻게 여전히 44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죠?
답은 간단합니다. 받을 수 없습니다. 자유 시장 논리로는요.
하지만 머스크의 세계에서는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이건 시장 거래가 아니라 ”가족 간의 거래”이니까요.
머스크가 100% 소유한 xAI가, 머스크가 대주주인 X를 인수하면서, 머스크의 친구들에게 xAI 주식을 나눠주는 구조. 외부 시장의 검증 없이, 내부적으로 가치를 “정해버리는” 겁니다.
이런 걸 뭐라고 부르는지 아시나요?
“Self-dealing.” 자기 거래. 이해충돌.
물론 불법은 아닙니다. 비상장 회사들 간의 거래니까요. 하지만 이게 건강한 거래냐고 묻는다면, 저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1단계는 완료되었습니다. 트위터 투자자들은 이제 xAI 주주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남았습니다.
xAI도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돈 먹는 하마입니다.
3장: SpaceX라는 이름의 방주
xAI는 “Grok”이라는 AI 모델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OpenAI, Anthropic, Google과 경쟁하는 AI 스타트업이죠.
그런데 이 사업의 본질을 아시나요? 현금 소각로입니다.
GPU 클러스터 구축에 수십억 달러. 전력 비용에 수억 달러. 인재 영입에 또 수억 달러. OpenAI가 왜 매년 수조 원의 투자를 받아야 하는지, Anthropic이 왜 아마존과 구글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AI 모델 사업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태우는 사업입니다. 최소한 지금은요.
xAI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어쩌면 더 심각합니다. OpenAI는 ChatGPT로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Grok은 X 플랫폼 안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xAI 투자자들 — 이제는 과거 트위터 투자자들이기도 한 — 은 또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주식, 진짜 가치 있는 거 맞아?”
바로 이 시점에, 머스크가 카드를 꺼냅니다.
SpaceX.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민간 우주 기업. 스타링크로 실제 현금을 창출하는 회사. 인간의 새로운 시대로 이끌어줄 기업. IPO만 하면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확실한” 회사.
2026년, 2월 2일 SpaceX가 xAI를 인수합니다. 합병 가치 1.2조 달러. xAI의 가치는 2,000억 달러 이상으로 책정됩니다.
자, 이제 그림이 완성됩니다.
트위터 투자자들 (440억 달러 베팅, 손실 위기)
↓ X-xAI 합병으로 xAI 주식 획득
xAI 주주들 (현금 소각 중, 출구 불투명)
↓ xAI-SpaceX 합병으로 SpaceX 주식 획득
SpaceX 주주들 (지구상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주식 보유)트위터에 돈을 댔다가 실패하고, 손해 볼 뻔한 사람들이 두 번의 합병을 거쳐 결국 SpaceX 주식을 손에 쥐게 된 겁니다.
언론들은 이걸 뭐라고 표현하고 있는지 아시나요?
“Lifeline.” 구명줄.
기사 원문 그대로입니다. “xAI shareholders effectively get a lifeline through the deal.”
저널리스트들도 이게 뭔지 알고 있는 겁니다.
4장: “Sentient Sun”이라는 이름의 포장지
물론 머스크는 이걸 “구제”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는 시인입니다. 그는 몽상가입니다. 그는 인류의 미래를 말하는 사람입니다.
“SpaceX has acquired xAI to form the most ambitious, vertically-integrated innovation engine on (and off) Earth. This marks not just the next chapter, but the next book in SpaceX and xAI’s mission: scaling to make a sentient sun to understand the Universe and extend the light of consciousness to the stars!”
“지각 있는 태양을 만들어 우주를 이해하고 별들에게 의식의 빛을 확장한다.”
아름다운 문장입니다. 정말로요. 읽으면 가슴이 뛰고, 인류의 미래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이 사람, 정말 천재적인 마케터구나.”
왜냐하면 이 한 문장이 모든 불편한 질문들을 덮어버리거든요.
“왜 수익도 못 내는 AI 회사를 인수하나요?” → “우주 데이터센터에 AI가 필요합니다.”
“왜 트위터 투자자들이 SpaceX 주식을 받나요?” → “수직 계열화된 혁신 엔진입니다.”
“왜 IPO 직전에 이런 복잡한 합병을 하나요?” → “의식의 빛을 별들에게 확장해야 합니다.”
SF적 비전으로 금융 공학을 포장하는 겁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걸 믿습니다. 아니, 믿고 싶어합니다.
왜냐하면 머스크니까요.
테슬라가 “그냥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AI 로봇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SpaceX가 “그냥 로켓 회사”가 아니라 “우주 AI 인프라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겁니다.
저는 이걸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정말로 우주에 데이터센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Grok이 화성 탐사 로봇의 두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과 ”지금 당장 1.2조 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확실한 건 하나입니다.
트위터와 xAI에 잘못 투자했다가 손해 볼 뻔한 사람들이, SpaceX라는 방주에 올라탔다는 것.
5장: 그런데 진짜 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래, 트위터랑 xAI 투자자들 구해줬네. 좀 찜찜하긴 한데, SpaceX가 워낙 좋은 회사니까 괜찮지 않을까?”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요.
그런데 한 가지를 더 생각해보니,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테슬라.
테슬라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아시나요?
전기차 시장은 더 이상 테슬라만의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BYD, 유럽의 전통 제조사들, 그리고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은 치열해지고, 마진은 줄어들고,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 중단을 발표했습니다. 공식적인 이유는 “생산 라인을 옵티머스(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기지로 전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다르게 해석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테슬라는 더 이상 “자동차 회사”로는 현재의 주가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 회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보통 10배 안팎입니다. 테슬라의 PER은? 수십 배에서 백 배가 넘습니다.
이 격차를 메우는 건 뭘까요?
바로 “미래에 대한 기대.” 자율주행. AI. 휴머노이드.
그래서 테슬라는 계속해서 “우리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AI 로봇 회사”라고 말해야 합니다. 자동차 회사로서조차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실행한 모델 S/X 단종은 그 서사의 일부입니다.
“봐라, 우리는 이제 구시대의 자동차를 버리고 미래의 로봇으로 간다.”
문제는 그 ‘미래’가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서사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느냐는 겁니다.
우주 데이터센터? 열역학 전문가들은 “진공은 냉동고가 아니라 보온병”이라고 말합니다 — GPU 열이 빠져나갈 곳이 없습니다.
옵티머스? 흥미롭게도 트위터 구제에 참여한 a16z 자신이 “데모와 현실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격차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머스크 개인의 재무 상황입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막대한 대출을 받았습니다. 트위터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도 이 담보 대출에서 나왔습니다.
만약 테슬라 주가가 폭락하면? 담보 가치가 하락하고, 마진콜이 오고, 추가 담보를 넣거나 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주식을 팔면 주가가 더 떨어지고,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즉, 테슬라 주가 방어는 다른 무엇보다 머스크의 개인의 “생존 조건”입니다.
자, 이제 퍼즐 조각을 맞춰볼까요?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주가를 유지하려면 “AI 로봇 회사” 서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옵티머스는 상용화되려면 너무 멀었고, 자율주행은 계속 “내년에”를 외치고 있다.
한편, SpaceX는 xAI를 인수하며 “우주 AI 인프라 회사”로 변신 중이다.
머스크의 모든 회사들이 하나의 서사로 묶이기 시작한다.
다음 수순이 보이시나요?
6장: X 홀딩스, 또는 테슬라의 장례식
저는 머스크가 결국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 남겨두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X 홀딩스”의 탄생입니다.
SpaceX, 테슬라, xAI, X를 하나의 지주사 아래에 두는 구조. 알파벳(구글 모회사)이나 메타처럼요.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테슬라의 부진한 자동차 실적이 SpaceX의 성장성 속에 희석됩니다. 테슬라 주주들은 더 이상 “자동차 회사 주주”가 아니라 “우주+AI+로봇+SNS 복합체 주주”가 됩니다. 개별 사업부의 실적이 나빠도, 전체 그룹의 “비전”으로 주가를 방어할 수 있습니다.
아주 긍정적으로 보자면, 제2의 버크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만 이렇게 되면 머스크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을 겁니다. 모두 상장회사가 되어버리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꼼수를 부릴 여지가 줄어들 테니까요.
또 다른 시나리오는 ”체리피킹”입니다.
테슬라 전체를 합치기엔 너무 크고 복잡하니까, 알맹이만 빼는 겁니다. 옵티머스 사업부. 자율주행 기술. AI 팀.
“테슬라의 로봇 기술은 SpaceX의 화성 개척에 필수적이다. xAI의 두뇌와 결합해야 한다.”
그럴듯한 명분 아닌가요?
SpaceX+xAI 연합군이 테슬라로부터 로봇 사업부를 거액에 인수합니다. 테슬라에는 막대한 현금이 들어오고, 재무구조가 개선됩니다. 미래 사업은 비상장 거대 법인으로 이전되고요.
결과적으로 테슬라에 남는 건?
자동차 생산이라는 껍데기. 그리고 그 껍데기는 점점 “SpaceX 그룹의 로봇 생산 하청 기지”로 전락합니다.
물론 이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테슬라는 상장사입니다. SEC가 감시하고, 수많은 개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있습니다. 솔라시티 인수 때처럼 주주 소송이 빗발칠 수 있습니다. 독점 규제 이슈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스크는 자기 제국을 지키기 위해 금융 공학을 동원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돈을 벌어온 동맹들은 그를 지지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7장: SpaceX 주주들은 왜 가만히 있는가?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SpaceX 기존 주주들은 바보가 아닐 텐데요. 왜 이런 합병에 동의하는 걸까요? 자기들의 “알짜 회사”에 “돈만 먹는 하마들”이 섞이는 걸 왜 받아들이는 걸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이득입니다.
SpaceX의 밸류에이션이 8,000억 달러에서 1.2조 달러로 뛰었습니다. 장부상 자산 가치가 50% 올랐습니다. 당장은 좋아 보이죠.
둘째, 머스크에 대한 신뢰입니다.
SpaceX 초기 투자자들은 머스크와 오래 함께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머스크가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을 해내는 걸 여러 번 봤습니다. “이번에도 뭔가 있겠지”라고 믿는 거죠.
셋째, 선택지가 없습니다.
SpaceX는 비상장 회사입니다. 주식을 팔고 싶어도 아무 때나 팔 수 없습니다. 머스크가 허락하는 세컨더리 거래가 아니면 유동성이 없습니다. 불만이 있어도 “참고 IPO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 그들도 한 배를 탄 사람들입니다.
머스크의 똑똑한 점은 트위터나 xAI 투자자들에게 이미 SpaceX에도 투자할 기회를 줬다는 겁니다. 누가 봐도 망할게 뻔했던 트위터나 xAI에만 투자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대부분 SpaceX나 뉴럴링크 같은 "인류의 미래"에 숟가락을 얹고 싶어서 함께 투자한 거죠.
다섯째, IPO라는 당근입니다.
“역사상 가장 큰 IPO.” “1.5조 달러 이상의 상장.” 이 꿈 앞에서, 약간의 리스크는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잡주에 묻어가는 것보다 대장주에 올라타는 게 낫다는 논리죠.
하지만 저는 이게 ”리스크를 떠안는 대신 덩치를 키워 더 비싸게 상장하려는 도박에 강제 승차”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SpaceX는 원래 깔끔한 회사였습니다. 로켓 만들고, 위성 쏘고, 스타링크로 돈 벌고. 심플하고 명확했습니다. “우주 운송의 왕이자 인터넷의 미래”라는 포지션.
그런데 이제? “우주+AI+SNS 복합체”라는 괴물이 되었습니다. 밸류에이션 산정이 복잡해졌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이 회사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지?”라고 고민해야 합니다. IPO 흥행과 속도에 큰 변수가 생긴 겁니다.
게다가 xAI와 X가 가진 리스크가 SpaceX의 재무제표에 섞입니다. 현금 소각, 규제 리스크, 브랜드 리스크. 이 모든 게 “우주 대장주”의 깔끔한 이미지를 흐립니다.
제가 지난주에 제 영문 팟캐스트에서 이야기했듯이 저는 SpaceX 주주로써 화가 납니다(xAI만 주주인 케빈은 신이 났습니다ㅎㅎㅎ)
하지만 어차피 저를 비롯한 SpaceX 주주들은 아무말도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머스크 없이는 SpaceX도 없으니까요.
8장: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의 본질
자,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SpaceX가 xAI를 인수했습니다. 현재 합병 가치 1.2조 달러.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IPO가 될 것입니다.
이게 정말 “우주와 AI의 결합”일까요? “인류 문명의 다음 장”일까요?
저는 다르게 봅니다.
이건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실패한 베팅들을 구제하고, 자신의 재무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민간 기업 중 하나를 담보로 잡는 과정입니다.
트위터 인수는 실패했습니다. 광고 매출은 급감했고, 브랜드 가치는 훼손되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 투자자들은 xAI 주식을 받아 손실을 메웠습니다.
xAI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합니다. 막대한 현금을 태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xAI 투자자들은 SpaceX 주식을 받아 출구를 확보했습니다.
테슬라는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로서의 매력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AI 로봇 회사”라는 아득히 먼 미래의 서사로 주가를 방어하고, 궁극적으로는 SpaceX 그룹에 통합시켜 자신의 제국을 지키려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 SpaceX가 있습니다.
실제로 돈을 버는 회사. 미래가 확실한 회사. 상장만 하면 천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을 회사.
SpaceX는 머스크 제국의 소년 가장입니다. 구명보트입니다. 방주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방주에 온갖 짐들이 실리고 있습니다.
로켓과 위성만 실려 있던 배에, AI 모델이 실리고, 소셜 미디어가 실리고, 어쩌면 곧 자동차와 로봇까지 실릴 겁니다.
배가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에필로그: “Sentient Sun”의 그림자
저는 예전의 일론 머스크를 존경했습니다. 진심으로요.
그가 없었다면 인류는 아직도 일회용 로켓을 쓰고 있을 겁니다. 전기차는 여전히 “골프 카트의 사촌” 취급을 받고 있을 겁니다. 그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코로나 이후 그의 행보와 이번 일을 보면서,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위대한 비전가와 교활한 금융 공학자는 같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것.
“Sentient Sun”은 아름다운 비전입니다. 우주에 의식의 빛을 확장한다니, 얼마나 멋진 이야기입니까. 하지만 그 비전의 그림자 아래에서, 실패한 투자들이 세탁되고, 손실이 전가되고, 리스크가 희석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사기”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불법은 아니니까요. 모든 거래는 합의 하에 이루어졌고, 투자자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정의롭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SpaceX는 수천 명의 엔지니어들이 피땀 흘려 만든 회사입니다. 인류의 우주 진출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든 회사입니다. 그 회사가, 한 사람의 재무적 필요에 의해, 온갖 부실자산의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SpaceX는 여전히 위대한 회사일 겁니다. 로켓은 계속 날아갈 것이고, 스타링크는 계속 돈을 벌 것이고, 우리는 곧 화성에 사람을 보낼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의 SpaceX를 잃어버렸습니다.
인류를 다행성 종으로 만들고, 전 세계에 인터넷을 보급하던 “로켓 회사” SpaceX. 밸류에이션이 깔끔했던 SpaceX. 금융 공학이나 주주 구제 같은 건 생각할 필요 없던 SpaceX.
진정성 있는 혁신가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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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로서 솔직한 심정을 쓰기 쉽지 않았을텐데, 감사합니다. 그리고 투자에 참고하겠습니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다른 아티클을 얼마전에 읽었었는데, 이런 관점으로도 볼 수 있겠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