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실밸 Alert] OpenAI발 인공지능 버블론 총 정리: Too Big to Fail이 되려는 샘의 계략
동시에 모든게 무너져버릴수도 있는 약한 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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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실밸 Alert] OpenAI발 인공지능 버블론 총 정리: Too Big to Fail이 되려는 샘의 계략
무슨 일이 일어났나
10월 13일, OpenAI가 Broadcom과 10GW 커스텀 칩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Broadcom 주가는 즉시 10% 급등하며 하루 만에 $150B 시총이 증가했죠.
지난 4주를 되돌아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9월 22일, Nvidia에서 $100B 투자를 받고 10GW 시스템 배치 계약을 했습니다. 10월 6일, AMD와는 6GW 계약에 지분 10% 워런트(160M 주식)까지 챙겼고, AMD 주가는 하루 만에 24% 급등했고 OpenAI는 계약만으로 큰 돈을 벌게됐죠. Oracle과는 5년짜리 $300B 클라우드 계약은 9월 10일에 맺었고요.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죠. 대충 계산해도 $1.5-2 trillion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OpenAI는 2025년 매출 목표는 약 $13B 수준하고 있고 2024년에는 $5B 적자를 냈고, 2025년에는 손실이 거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Sam Altman은 투자자들에게 2029년까지 $44B의 누적 손실을 예상했구요.
다시말해, 일년에 $10B씩 손실을 보고있는 회사가, 2029년까지 $44B의 손실을 예측하는 회사가, 연 매출의 150배에 가까운 규모의 계약들을 한 달 만에 성사시켰다는 이야기입니다.
돈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
Bloomberg가 이를 보며 이번 딜들을 “순환적(circular)”이라고 비판했죠. 수백억, 수천억 달러가 화살표를 따라 움직이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엔비디아가 OpenAI에 투자한 돈은 다시 엔비디아에게 돌아가고, OpenAI가 오라클에 지불할 돈은 결국 엔비디아에게 흘러가고, 그 돈은 다시 OpenAI로, 그리고 그 돈은 다시 엔비디아에게 돌아가고, OpenAI가 AMD에 지불할 돈은 다시 AMD로 돌아가고, 그로인해 주가가 오르고, 그럼 OpenAI가 돈을 벌고 그리고 그 돈이 다시 AMD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Broadcom, Coreweave, Lamda의 딜도 비슷한 현상을 보여주고있구요.
이는 결국 Fortune에서도 지적했듯이 그 안에서 돈이 도는 순환 투자 구조라는 것이고 서로의 밸류에이션을 지속적으로 올려주는 다단계(“Ponzi scheme”)의 냄새가 난다는 것입니다.
“뭐 좋은 회사들끼리 서로 투자하는건데 무슨 다단계냐?”라는 생각을 하실수있고 저도 어느정도는 동감합니다. 다만 Moody’s가 걱정했듯이 “OpenAI가 과연 오라클에게 실제로 돈을 지불할수있을까?”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아래와 같이 시장에는 다양한 걱정들이 존대합니다.
닷컴 버블 데자뷰: 2000년대 초 Cisco, Nortel이 고객에게 자금 지원(Vendor financing) → 고객 파산 시 부실 채권만 남음. 네트워킹 장비 업체들 가치 90% 증발
회계 트릭: 엔비디아가 칩을 팔지 않고 리스로 주면 → OpenAI는 감가상각비 안 나가서 손익 좋아보임 → 대신 엔비디아가 재고 리스크랑 감가상각 전부 떠안음
투명성 부족: 얼마나 많은 매출이 이런 순환 구조에서 나오는지 정확히 파악 불가능
도대체 왜 이러는걸까요? WeWork의 플레이북?
그럼 샘알트만은 왜 $10B씩 적자를 내는 회사로 $2T에 가까운 계약을 하는 걸까요? 그러다가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 그대로 파산할 것이라는 걱정은 없는걸까요?
저는 샘알트만의 이번 영리한(영악?) 플레이북을 보면서 WeWork의 Adam Neumann이 떠올랐고 동시에 석유왕 Paul Getty가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이 은행으로부터 100달러를 빌리면 그것은 당신의 문제이다.
하지만 당신이 은행으로 1억달러를 빌리면 그것은 은행의 문제가 된다”
즉 제가 볼때 샘알트만은 OpenAI를 “절대 망해선 안되는, Too big to fail”에 속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생태계에 깊숙히 들어가서 거미줄과 같이 복잡한 많은 약속과 미래를 끌어와서 그 중간에 있는다면, OpenAI의 실패는 OpenAI의 문제가 아니라 인공지능 시장 전체의 문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마치 WeWork의 실패는 Softbank의 실패를 인정해버리고 현실화시켜버리는 일이기때문에 마사가 손절을 하지 못했던 것처럼요. 더군다나 OpenAI는 하나의 하우스가 아니라 여러곳의 대기업과 손을 잡고 있기때문에 OpenAI가 쓰러졌을때의 그 연쇄 효과는 더 커지도록 디자인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으로 OpenAI가 모두가 기대했던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영리법인으로의 전환이 실패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만큼, 이번 샘의 계략은 아직 OpenAI의 후광이 강력할때만, 시장의 유동성이 넘칠떄만, 인공지능 버블이 극에 달했을때만, 취할수있는 아주 좋은 계략이라고 생각하고, 결과는 봐야알겠지만, 제법 잘 실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OpenAI가 기대에 못미친다고? 어떻길래 이렇게까지?
저는 OpenAI가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은 위대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끝도 위대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어떻게든 그 곳에 도달하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해서는 아래 글에 1년전에 어느정도 정리를 해두었고, 이번에는 최근 행보에만 기반해서 좀 더 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기술적 우위 약화
일단 재정적인 적자에 대한 부분은 이미 처음이 말씀드렸고, 기술적 우위의 약화는 두달전 GPT-5출시때 아래 글에서 깊게 다뤘으니 약간만 더 추가해보려고 합니다.
OpenAI의 가치 평가를 정당화하는 주된 이유였던 모델 성능에서의 독보적인 리더십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적 해자는 이미 무너졌고, 2025년 10월 15일의 LMSys 챗봇 아레나 리더보드를 보면 구글(Gemini-2.5-Pro)과 앤트로픽(Claude Sonnet/Opus)의 모델들이 OpenAI의 최고 모델인 GPT-4o나 GPT-5와 동등하거나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MMLU와 같은 벤치마크에서도 Anthropic의 Opus와 Sonnet이 GPT-5(high)를 제치고 1등과 2등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아래 주실밸 뉴스레터 2023년 2월에 예상했고, 지겹도록 외쳐왔듯이, 기술의 수렴, Convergence,을 가리키고, 경쟁자들의 빠른 추격은 OpenAI가 한때 가졌던 아키텍처상의 이점이 이제 널리 이해되고 복제되었음을 의미하며, AI의 최전선은 한 회사의 독주가 아닌 혼잡한 경쟁의 장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엔터프라이즈 API 시장에서의 패배
이러한 기술적 리더십의 약화는 직접적으로 금전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OpenAI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엔터프라이즈 API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잃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몇달전 Menlo Ventures의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Anthropic은 엔터프라이즈 LLM 사용량에서 OpenAI를 추월하여 시장의 32%를 차지했으며, OpenAI는 25%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2년 전 OpenAI가 50%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으로, 앤트로픽에 대한 개발자들의 강력한 팬덤에 힘입은 결과라고 볼수있습니다.
잦아진 옆그레이드(=성능보다 새 장난감)
따라서 OpenAI가 최근 연이어 소비자 대상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앞서 언급된 경쟁 압력에 의해 강제된 필요하고 방어적인 전환으로 해석됩니다.
AI 생성 비디오를 위한 독립적인 틱톡 스타일의 소셜 플랫폼인 ‘소라 앱’의 출시는 경쟁이 치열하고 자본 집약적인 인프라에서 그나마 좀 덜한 소비자 소셜 미디어 분야로의 주요 전략적 전환을 의미하고, 또한 성인 사용자를 위한 ‘성인용 챗봇’이나 의료 분야를 위한 ‘임상의 모드(Clinician Mode)’와 같은 기능 또한 B2C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심을 끌고있는 Apps in GPT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GPTs와 함께 Plug-in이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컨셉을 도전해보았지만 실패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힘을 실어서 진심 펀치를 시도하는 모습인데, 얼마나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연결해서 기업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트래픽을 잃게 만들지 기대반 걱정반이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은 지능이 아니라 인터페이스이다”라는 관점에서 좋은 접근이라고 생각하고, 이 관점에 대한 내용은 지난 4월에 아래 뉴스레터에 작성해두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소비자 시장으로의 전환은 어쩌면 진퇴양난의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이라고 보여지기도 합니다(이런 문장을 쓴 나 자신에게 감탄). OpenAI는 엔터프라이즈 API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새롭고 방어 가능한 성장 스토리를 찾아야하는데, OpenAI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엔터프라이즈 API 판매는 비슷한 성능을 이뤄낸 Anthropic에게 선두자리를 빼앗기기도 했구요.
이러한 전환은 지금처럼 명확한 기술적 해자 없이는 API 접근성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가격 인하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OpenAI의 막대한 현금 소진을 고려할 때 지속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OpenAI는 가치를 유지하고 막대한 인프라 지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대한 소비자 사용자 기반에 구축된 새로운 종류의 해자, 즉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야만 하고 이것이 소셜미디어와 성인물, 앱간의 연계등으로 뻗어나가는 주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럴수도 있지, 성장하다보면? 또 까부네?” 이라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성장 그 이유로만 곱게 보이지 않는건 그동안의 샘의 행보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 8월, 클레오 아브람과의 인터뷰에서 샘은 “AI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세상을 위해 최선이었던 자신이 내린 결정의 예를 들어달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샘은 “음, 저희는 아직 챗GPT에 섹스봇 아바타를 넣지 않았습니다.”라고 답변했었죠.
또한 비슷한 시기의 The Verge와의 인터뷰에서도 “분명히 어떤 회사들은 일본 애니메이션 섹스봇을 만들러 갈 것입니다. 그것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저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는 유용한 앱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앱을 사용하게 하되, 정말 취약한 정신 상태를 가진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착취당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고작 두달만에 그 말을 바꿔서 “우리는 도덕 경찰이 아니다”라며 성인물로 매출을 올리려는 결정을 한 것이죠. 뭐 그만큼 회사 상황이 안좋다는 의미로도 짐작해 볼 수 있다고 보고 그렇기때문에,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too big to fail”이 되어야할 강력한 인센티브가 있는 것이구요.
그래도 데이터센터(전기)는 엄청 필요할걸?
그럼 끝없는 OpenAI 위기설은 여기까지하고 (근데 여러분, 회사가 무너지고 시장이 무너지는건 원래 시간이 걸리는 법입니다…하루아침에 무너지진 않겠지만 장기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최신 정보에 맞추어 계속 고민해야합니다. 기술이 수렴하는것도 모두가 부정했지만, 2.5년이 지나서야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생겼잖아요? 이상 기우제 제사장이었습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도 약 1년전에 아래에서 다뤘던 토픽인데 오늘 좀 더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우리는 모델 성능은 수렴하고 있다고 판단을 내렸고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어떤 경쟁에 불이 붙을까요? 맞습니다. 바로 최적화와 비용절감 시대에 돌입했다고 생각합니다.
추론으로 넘어가는 트렌드
업계 전반에서 훈련 중심에서 추론 중심으로 작업 부하가 이동하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인프라 수요를 구조적으로 바꿀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트너(Gartner)와 맥킨지(McKinsey)의 예측을 포함한 업계의 공통된 견해에 따르면, 추론은 곧 훈련을 능가하는 지배적인 AI 작업의 주류가 될 것이고, 일부에서는 2028년까지 AI 인프라 지출의 80% 이상이 추론을 지원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훈련에는 엔비디아의 H100과 같은 고성능 GPU의 대규모 클러스터가 필요하지만, 추론은 낮은 지연 시간과 쿼리당 비용을 우선시하며 CPU,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특수 ASIC(구글 TPU, AWS Inferentia), 그록(Groq)의 LPU와 같은 새로운 아키텍처 등 더 저렴하고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실행될 수 있어서 비용절감이 가능하고, 수요가 많고 저렴하고 대장이 없는 이 추론 시장은 훈련 시장보다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트렌드와 다르게 OpenAI가 대규모 범용 GPU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전략은 2022-2023년의 훈련 중심 패러다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시장은 비용에 민감하고 특화된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추론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이로 인해 OpenAI는 미래의 지배적인 작업 부하에 대해 비대하고 비효율적이며 지나치게 비싼 인프라를 갖게 될 수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신규 GPU가 나오면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면 또 다 교체하는 아주 값비싼 인프라인것이죠.
추론은 비용과 지연 시간에 매우 민감하며, 구글, 아마존, 그록 등이 개발 중인 ASIC 및 LPU와 같은 특화되고 전력 효율적인 하드웨어들은 분명히 낮은 비용과 빠른 처리시간의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OpenAI는 시장의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요구에 최적화되지 않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는셈이죠.
이는 처음부터 더 작고 추론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쟁자들이 상당한 비용 우위를 확보하여 OpenAI를 가격으로 압박하고 상업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할 가능성을 열어두며 (Anthropic처럼), OpenAI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애물단지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모델 훈련의 민주화 트렌드
또한 유능한 AI 모델을 훈련하는 비용이 급격히 하락했다는 사실은 AI 구축이 거대 기업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직접적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Andrej Karpathy의 ‘나노챗(nanochat)’ 프로젝트는 완전한 챗GPT 스타일의 파이프라인을 단일 8xH100 노드에서 약 4시간 동안 약 100달러로 처음부터 훈련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이를 확장하면 GPT-2 성능을 능가하는 모델은 약 300달러, 기본적인 추론 및 코딩 능력을 갖춘 모델(초기 GPT-3 기능에 근접)은 약 1,000달러에 훈련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20년 GPT-3의 훈련 비용이 $4.6M정도로 추정되었음을 감안하면 겨우 5년만에 0.2%, 1/500에 불과한 비용으로 GPT-3를 만들수 있게 된 것이죠. 동시에 2년 전 GPT-4의 훈련 비용이 $100M로 추정되었으나 현재는 $20M 미만, 즉 1/5정도로 추정되는 부분도 비슷한 맥락에서 인공지능 모델 훈련비용의 디플레이션과 효율화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7B? 아니요, 7M 파라미터 모델 성능이!!!
다음으로는 작아진 모델들의 성과들도 한번 볼까요? 삼성의 7M(7B 아닙니다) 파라미터 초소형 추론 모델인 Tiny Recursive Model (TRM)의 성공은 AI 산업의 패러다임을 ‘거대함(Bigness)’에서 ‘효율적인 설계(Smart Design)’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의 GPT나 Gemini 같은 수천억 파라미터의 대형 언어 모델(LLM)은 방대한 VRAM(GPU 메모리)과 전력을 요구하며, 이는 막대한 비용과 환경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TRM은 모델의 크기를 수만 배 이상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답을 검토하고 개선하는 ’재귀적 사고(Recursive Thinking)’라는 혁신적인 구조를 통해 복잡한 추론 및 퍼즐 해결 과제에서 오히려 LLM들을 능가하는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이처럼 작은 모델이 강력한 성능을 내는 것은 GPU 요구량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가장 실용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TRM의 경우 전체 학습 비용이 $500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LLM 학습에 드는 수백만 달러의 비용과 비교할 때 엄청난 절감 효과입니다. 모델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고가의 데이터센터용 GPU 대신 소비자용 GPU나 저전력 온디바이스 칩만으로도 구동이 가능해져, AI의 접근성과 경제성이 극대화됩니다.
결과적으로 TRM은 AI 기능을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가전 등 사용자 기기에 직접 내장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가속화하며, AI 기술의 보편화와 개인 정보 보호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것을 잘하는 지금의 대형 LLM과는 다르지만, 특정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의 대형 LLM의 성능을 따라잡고 있다는게 포인트입니다. 만약 우리가 매일쓰는 문제들에 대해서만 7M짜리 모델을 1,000개를 만들어서 노트북이나 아이폰에 로컬로 탑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모델의 소형화, 온디바이스, 또한 주실밸이 2023년전부터 고집부려온 토픽이기도 합니다 (햇제?)
폭락하는 토큰 가격
또 하나의 증거는 토큰 가격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가장 오른쪽에 사이즈가 작고 성능이 떨어지는 모델을 빼더라도 OpenAI의 메인 모델을 이용하는 비용은 급속도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의 GPT-5 mini의 경우는 성능대비 비용이 아주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었죠 (제 이전 GPT-5글에서도 칭찬한 유일한 부분)
결국 토큰의 가격,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비용은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말인데, 이는 성능이 올라가면서 동시에 이뤄진 부분인만큼, 이제 성능이 수렴하고 나서 효율성에 모두가 집중하면 비용이 더욱 더 절감될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인공지능을 제공하는쪽에서도 비용절감이 가능해지는것이고, 위의 다른 변화들과 함께 보았을떄, 이는 결국 재료비(GPU)가 덜드는 효율화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볼수있다고 생각합니다
Dark fiber는 있었지만 Dark GPU는 없다? “Not yet.”
위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현재의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은 “Dark Fiber” 위기를 초래하고 2000년 닷컴 붕괴를 촉발했던 광섬유 붐과 겹치는 부분들이 꽤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Dark GPU”라는 단어를 쓰기시작했고 “인공지능시대에는 닷컴과 다르게 Dark GPU는 없다”라는 말로 인공지능 버블설을 dismiss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시대 사이의 유사점은 생각보다 놀랍습니다.
1. 무한 성장에 대한 잘못된 전제:
닷컴 시대: 인터넷 트래픽이 몇 달마다 무한정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무제한의 네트워크 용량 구축을 정당화
AI 시대: AI 컴퓨팅 수요가 영원히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2조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정당화
2. 과잉 투자의 광기:
닷컴 시대: 월드컴(Worldcom)과 글로벌 크로싱(Global Crossing) 같은 통신 회사들은 전 세계에 중복된 광섬유 네트워크를 설치하기 위해 5,000억 달러 이상(1990년대 달러 가치 기준)을 투자했고 vendor financing도유행
AI 시대: OpenAI와 그 파트너들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의 인프라 지출을 약속했고 순환 투자의 경향도 보임
3. 예기치 못한 효율성 충격:
닷컴 시대: 파장 분할 다중화(WDM) 기술의 발명은 단일 광섬유 가닥의 데이터 전송 용량을 갑자기 100배 증가시켜, 새로 설치된 대부분의 광섬유를 하룻밤 사이에 불필요
AI 시대: 알고리즘 혁신, 최적화 기술, 그리고 더 작고 효율적인 모델로의 전환이 결합되어 와트당 성능과 달러당 성능에서 막대한 이득을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무차별적인 컴퓨팅의 필요성을 감소
4. 필연적인 공급 과잉과 가격 붕괴:
닷컴 시대: 시장은 초과 용량으로 넘쳐났고, 데이터 전송의 도매 가격이 붕괴되었으며, 수조 달러 가치의 dark fiber가 땅속에 묻힘
AI 시대: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급진적인 효율성 향상의 조합은 GPU의 과잉으로 dark GPU를 낳은 준비가 되어 있음
5. 그에 따른 금융 붕괴:
닷컴 시대: 막대한 부채로 광섬유 구축에 자금을 조달했던 회사들(월드컴, 글로벌 크로싱)이 파산하여 투자자들을 쓸어버리고 더 넓은 시장 붕괴를 촉발했다.
AI 시대: AI 인프라 붐에 자금을 대는 주체들(엔비디아,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및 그들의 투자자들)은 예측된 수요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자산 상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는 기술 부문에서 시스템적인 조정 촉발 가능성
그래서 어쩌라고
저는 인공지능이 세계 경제를 재편할 잠재력을 가진, 인터넷에 비견될 만한, 아니 그보다 더 클, 진정으로 변혁적인 기술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수십 년 동안 AI가 창출할 가치는 현재 투자되고 있는 투자금을 훨씬 더 넘어서는 규모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제 믿음입니다. OpenAI의 “실패하기에는 너무 커져버린” 전략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시장 구조는 투기적 버블의 모든 고전적인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즉, 재무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적인 약속, 순환 자금 조달 계획, 그리고 파괴적인 효율성 추세를 무시한 잘못된 가정에 기반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그 핵심에 있고, 이로 인해 인공지능이 모든 투자금을 합친 것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이지만, 그것은 소수의 몇몇 투자로 인한 성공일 것이라고 보고 나머지 대부분의 투자금들은 거품속으로 사라질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볼때 인공지능 시장의 조정은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이루어지고 있는 대부분의 투자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고, 이 어마어마한 가치평가는 폭락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때 제 생각에 지금 인공지능 투자의 핵심은 이 미묘한 관점을 잘 헤쳐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기술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되, 현재 시장의 지속 불가능한 재무 구조에 대해서는 깊이 신중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야하고, 저도 이 부분을 항상 명심하고,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AI 버블의 투기적 거품에 한탕하는게 아니라, AI 혁명의 지속적인 가치에 투자해서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하는 것이니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