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주 애플의 WWDC 25에서 발표된 Liquid Glass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Liquid Glass가 뭔데?
“Apple이 오늘 앱과 시스템 경험을 더욱 개성 넘치고 산뜻하게 만들어주면서도, 소프트웨어 고유의 친숙함을 유지하는 아름다운 신규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사전 공개했다. 이 디자인은 Liquid Glass라고 불리는 새로운 시각적 표현 기법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주변 환경을 반사하고 굴절시키며, […] 콘텐츠나 맥락에 따라 변신하는 Liquid Glass는 유리의 광학적 특성에 유동적인 감각을 결합한 형태”
위의 애플 공식 발표 자료의 설명에서 보셨듯이 뭔가 좀 더 유리와 물의 감각으로 이루어진 UX로 보여집니다.
별로인데? AI도 그렇고 애플 요즘 왜이래?
이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꽤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부정적 평가로는 가독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가장 많습니다. 반투명한 인터페이스 요소들이 복잡한 배경과 겹쳤을 때 텍스트나 UI 요소를 읽기 어렵다는 지적이죠. 또한 디자인 자체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상당합니다. 더 나아가 일부에서는 애플이 AI 분야에서 이미 경쟁사들에게 뒤처진 상황에서 디자인마저 퇴보하는 느낌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긍정적 평가를 하는 사용자들은 실제 사용감이나 감각적인 측면에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각적 몰입감과 현대적인 느낌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결국 이는 애플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혁신적인 변화는 언제나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들이 적응하고 평가가 정착되는 패턴을 보여왔죠.
더 중요한건 애플의 의도: 인공지능시대 유저경험
그런 리뷰들을 읽으면서 저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런 디자인을 만들고 배포하는 애플의 의도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어서 놀랬습니다.
저는 Liquid Glass를 보면서 전 바로 다른 프로덕트하나가 떠올랐는데 바로 Interview Coder로 유명해진 Roy Lee의 새로운 회사인 Cluely의 데모영상이었습니다. 아직 만들어진 프로덕트는 아니지만, 애플의 Liquid Glass와 비슷한 모습의 반투명하면서 실제 세상에 잘 녹아드는 UI를 보여줬었죠.
아래 인터뷰코더의 데모영상도 유튜브에서 찾아보실수있는데, 제가 Roy와 이야기했을때 둘이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인터뷰 코더의 성능보다도 인공지능과 실시간으로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UI/UX의 필요성이었습니다. 그리고 Cluely는 그 유저경험의 혁신을 그 코어밸류로 생각하며 만들어진 회사이구요.
애플은 인공지능 시대를 잘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애플의 Liquid Glass가 눈앞에 일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실시간으로 인공지능과 소통하며 협업할수 있는 UI/UX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당연히 AR안경에도 적용 될 것이고 앞으로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를 비롯한 모든 작업에서 인공지능의 우선적인 개입과 유저의 도움요청에 대한 반응이 더 자연스럽고 방해하지 않는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왜 애플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2024년 5월에 작성했던 아래 뉴스레터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애플이 device와 그 생태계를 꽉 잡고있고, 소형 인공지능모델이 발전한다면, 인공지능에서의 privacy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on-device AI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면 애플이 인공지능 시대에도 무시할 수 없는 플레이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시장 트렌드를 보면 소형모델, 프라이버시, 온디바이스(on-device) 처리의 필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애플이 인공지능 시대에서 담당할 역할에 대한 저의 긍정적인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OpenAI가 여러 소송에 휘말리면서 법원이 고객들이 삭제한 대화를 포함해 모든 대화 내용을 저장하도록 명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는 미국 고객들에게 프라이버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죠.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의 프라이버시 우선 접근법과 온디바이스 AI 처리 능력은 더욱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들이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로 신뢰를 잃어가는 가운데, 모바일폰과 컴퓨터를 포함한 생태계를 꽉 잡고 있는 애플의 AI 전략이 오히려 경쟁 우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걸 알고있기때문에 OpenAI도 Jony Ive와 새로운 디바이스를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구요. 그들의 성공은 아직까지 한참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아래 뉴스레터들에서 여러번 말씀드렸듯이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디바이스의 출현은 전 당연한 수순이고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구글을 비웃었지만 Gemini 2.5pro, Veo 3, Notebook LM는 승리했다
2023년 2월 구글의 인공지능인 Bard가 데모중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대해 거짓말을 했을때만해도 시장은 구글을 비웃기 바빴습니다. 구글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쳐졌고, 검색도 잃게 될 것이며, 혁신할수 없는 공룡이라고 다들 놀렸었죠.
하지만 Gemini 2.5 pro가 Chatbot Arena에서 1등과 2등을 하고, 동영상을 생성하는 Veo 3 모델이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고(유튜브 데이터의 힘이 아닐까?), Notebook LM을 내어놓자 시장의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그 누구도 구글을 비웃지 못하게 된 것이죠.
끝까지가면 애플, 구글, 메타가 이긴다?
구글은 이메일, Workplace, 유튜브를 비롯해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그 데이터의 힘과 생태계의 힘이 현재 명확한 우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비슷하게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디바이스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애플, 그리고 WhatsApp과 Instagram/Facebook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한 메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과 현금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OpenAI를 비롯한 AI 스타트업들이 과연 이 거대 기업들을 상대로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부분이 저에게는 상당한 걱정거리입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인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기업들이 계속해서 인수합병과 치킨게임을 통해 독점적 시장 지위를 유지하며 헤게모니를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혁신의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VC로써 가장 믿는 것들 중 하나가 진정한 혁신은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새로운 플레이어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인데, 앞으로도 열심히 기존 질서를 깨부수는 남들과 다른 언더독 창업자들을 찾고 지원하는데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뉴스레터였습니다. 언제든지 ipark@sazze.vc로 연락주세요 대표님!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레터는 내용 면에서 좀 아쉽네요. 애플의 Liquid Glass를 시작으로 더 깊이 있는 내용이 전개 됐기를 바랐는데 살짝 겉만 핥고 끝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