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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멈추기 전까지: 돈 많은 쪽이 이기는 AI 파티
- URL: https://ianpark.vc/p/music-stops/
- Published: 2026-11-02T04:53:04.000Z
- Updated: 2026-11-02T04:53:04.000Z
- Description: 남들이 못 보는 걸 찾는 실력이 아니라, 남들과 같은 걸 더 비싸게 사는 체력이 승부를 가르는 시대에 대하여.
- Author: Ian Park
- Tags: Newsletter, VC, AI, 스타트업, 한국인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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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안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제가 지난번 1회차 북토크에서 한참 했던 이야기인데, 이번에 글로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제 올해 마지막 북토크가 이번 주 토요일 여의도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감사하게도 베이스벤처스의 신윤호 대표님께서 게스트로 함께해주실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인 이유로 이제 한동안은 유료 북토크는 하기 힘들 것 같아서 시간 되시는 분들은 많이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사전 결제하셨는데 올해 두 번 다 참석 못 하신 분들은 ian@ianpark.vc로 이메일 주세요! 바로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토요일에 뵙겠습니다!

[\[북토크\] 좋은 VC란 무엇인가 (2회차)실리콘밸리 VC 이안 님이 한국에서 여는 세 시간 라이브 북토크. 파이어사이드 챗, 창업자 라이브 피치, 각본 없는 Q&A.![](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icon/210712-android-chrome-512x512-7bc665b2-caaf-4d2e-a62b-9117b122575c.png)![](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thumbnail/cc984f23-5ffe-44ac-bff5-2874b395b960.thumb2_bold-54a40c36-ab6e-4057-a05d-b3bc5ce761b9.png)](https://m.trevari.co.kr/events/a778edad-0eea-4785-8351-85a8f721711e?ref=ianpark.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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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7월, 씨티 CEO가 한 말

2007년 7월, 씨티그룹 CEO 척 프린스(Chuck Prince)가 Financial Times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음악이 멈추면, 유동성 측면에서 상황은 복잡해질 겁니다. 하지만 음악이 흐르는 한 일어나서 춤을 춰야 합니다. 우리는 아직 춤추고 있습니다."

**음악이 멈추기전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춤을 추어야한다.**

원문은 "As long as the music is playing, you've got to get up and dance"입니다. 차입매수(LBO) 대출 시장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말이었죠.

이 인터뷰가 나가고 딱 4개월 뒤인 2007년 11월 4일, 프린스는 CEO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 음악이 어떻게 멈췄는지는 다들 잘 아실 겁니다.

![](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image.png)

저는 이 말이 유명해진 이유가 틀린 말이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위기인 줄 알면서도 춤을 멈출 수 없는 시장의 구조를 너무나 정확하게 짚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실리콘밸리가 딱 이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아직 나오고 있고, 다들 춤을 추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번 파티에서는 춤출 자격이 돈이 아주 많은 사람에게만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 VC에게 너무 힘든 시간

VC 일의 본질은 단순합니다. 남들이 안 보는 걸 먼저 보는 겁니다. 아웃라이어를 찾아야 하고 논컨센서스한, 즉 다수와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만드는 팀과 프로덕트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러기가 너무 힘든 시간입니다. **지금은 돈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되어 버렸기 때문인데**, 이 시기가 영원하진 않겠지만 한동안은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논컨센서스 베팅이라는 건 남들과 다르게 싸게 들어가서 크게 버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안 보는 좋은 회사를 싸게 찾아내도, 그 회사가 다음 라운드 투자를 못 받습니다. 다음 라운드를 받아줄 큰돈이 전부 이미 유명한 쪽으로만 몰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남들이 못 보는 걸 찾아내는 실력이 아니라, 남들과 똑같은 걸 더 비싸게 살 수 있는 자본 체력이 승부를 가르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같은 곳을 볼 때 혼자 다른 곳을 보는 일이 너무나도 비싸졌습니다.

![군중 속에서 아웃라이어 찾기](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02-outlier.jpg)

다들 같은 곳을 볼 때 혼자 다른 곳을 보는 일이 너무나도 비싸졌습니다

## 일시적이냐 구조적이냐: 실리콘밸리 시드 VC도 같은 답을 냈다

오늘 아침 Homebrew를 공동창업한 시드 VC Hunter Walk가 블로그에 짧은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읽다가 좀 놀랐습니다. 제가 그동안 뉴스레터에 써 온 이야기와 논점마다 너무 맞아떨어졌거든요 ㅎㅎㅎ

[For Early Stage VCs, Non-consensus is Too Risky, Consensus is Too Boring, but Pre-consensus May Be Just Right.Temporal or structural? That’s a question many pose about the growth of the largest venture capital firms into multi-multi billion dollar investment managers and the increasing concentration …![](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icon/webclip-0b964c3a-6ae6-4155-866f-a4b131a2316d.png)Hunter Walkhunterwalk![](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thumbnail/three-bear-ed8727c2-cf29-47cb-928e-5c500bd0b279.jpg)](https://hunterwalk.com/2026/11/01/for-early-stage-vcs-non-consensus-is-too-risky-consensus-is-too-boring-but-pre-consensus-may-be-just-right/?ref=ianpark.vc)

그는 대형 VC들이 거대 자산운용사로 커지고 돈이 소수의 아웃라이어 회사로만 몰리는 현상이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묻고는, 사실 그건 **상관없을지도 모른다**고 답합니다. 어차피 VC 업계가 예전의 가내수공업 시절로는 돌아가지 않을 테고("we're definitely not returning to cottage industry status"), 시장 조정이 오더라도 펀드 한 사이클보다 훨씬 길게 걸릴 거라는 이유입니다. 그러면서 이 흐름을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대형 트럭(세미트럭)에 비유합니다. 앞에 장애물이 있든 없든, 한동안은 이 속도 그대로 밀고 나간다는 겁니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트럭](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02b-truck.jpg)

언젠가 멈추겠지만 한동안은 이 속도 그대로 갑니다

**저는 이것이 지금 펀드를 굴리는 사람에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많은 VC가 사실상 '자산운용사'로 진화해 가는 구조적인 변화의 길목에 있고요. 물론 그들이 떠난 빈자리는 새로운 신생 펀드(emerging manager)들이 채울 테니 초기 투자 업계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우리가 아는 a16z 같은 초대형 VC들은 점점 전형적인 VC의 문법을 벗어나겠죠.

그다음 그는 심사역이나 파트너 개인의 인센티브 자체가 대세(컨센서스)를 따라가는 쪽으로 강하게 짜여 있다고 짚었습니다("the incentives at an individual level are very much pushing in this direction"). 이건 제가 지난 3월 [실리콘밸리 VC가 쓴 VC에게 투자받는 법](https://ianpark.vc/p/how-to-raise-money/)에서 똑같이 썼던 이야기입니다.

> 나만 틀리면 끝장이고 다 같이 틀리면 방어가 됩니다. "아, 그때 다들 그랬지. 시장이 그랬고 세쿼이아도 투자했으니까." 이러면서 넘어가는 거죠.

지금은 여기에 마크업(장부상 기업가치 상승)까지 붙습니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컨센서스 회사에 들어가면 다음 라운드에서 바로 마크업이 찍히고, 그 숫자를 들고 가서 또 다음 펀드를 모읍니다. **펀드 전체 수익률로는 손해일 수 있는 선택이, VC 개인에게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되는 겁니다.** 

## 논컨센서스가 어려운 진짜 이유: 다음 라운드

Hunter Walk가 말하는 진짜 논컨센서스는 인기 없는 초기 라운드에 들어가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라운드에도 계속 돈을 넣을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 대형 VC들의 관심사가 거기서 거기라("there's not enough diversity of investment interest among major VCs"), 그들의 레이더(Buying Box) 밖에 있는 회사는 후속 투자를 받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형 VC들의 취향이 다 비슷하다는 건 결국 패턴매칭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 8월 [VC들의 성공은 앞으로도 반복 가능한가?](https://ianpark.vc/p/vc-9c1/)에서 저는 이렇게 썼습니다.

> 패턴매칭의 경우도 어느 정도 공감은 되지만 아웃라이어를 찾는 비즈니스에서 패턴매칭으로 성공한다는 게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그가 내놓은 해결책은 두 가지입니다. 소수의 회사에 여러 번에 걸쳐 돈을 몰아 넣거나, 전통적인 VC가 아닌 다른 자본을 연결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첫 번째 방법은 후속 라운드를 혼자서도 받쳐 줄 만큼 펀드 사이즈가 커야 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작은 펀드 보고 논컨센서스 투자를 하려면 큰 펀드처럼 행동하라는 말인데, **결국 여기서도 돈 많은 사람이 이기는 구조가 됩니다.**

## Pre-consensus: 결국 더 큰 VC의 취향을 맞히는 게임

그래서 그가 신생 운용사들에게 대안으로 권하는 게 '프리 컨센서스(pre-consensus)'입니다. 대형 VC보다 딱 한 발만 앞서되 너무 멀리 가지는 말고, 프리시드나 시드로 투자한 회사가 6\~24개월 안에 대형 VC들이 탐내는 '대세'로 무르익게 만들라는 겁니다("needs to 'ripen' into consensus within 6-24 months"). 그러면 잘하면 엄청난 수익이 나고, 못해도 '최소한 마크업'은 챙길 수 있다고요.

저는 저 '최소한 마크업'이라는 말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월 [VC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https://ianpark.vc/p/vc-b87/)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 2-3년 만에 마크업이 되더라도 그냥 숫자일 뿐이지, 실제로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까지는 훨씬 더 오래 걸립니다.

게다가 이 전략이 통하려면 6\~24개월 뒤에 누군가 내 지분보다 더 비싼 값에 다음 라운드를 받아줘야 합니다. 제가 2023년 6월 [초대형 VC시대의 종말, VC들의 세대교체는 올 것인가?](https://ianpark.vc/p/vc-vc/)에서 던졌던 질문 그대로입니다.

> 투자는 누군가 본인이 지불한 비용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해 줘야 되는데, 지금 펀드레이징도 힘든 이런 시기에 과연 내가 지불한 비용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 줄 다른 투자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결국 pre-consensus라는 것도 본질적으로 좋은 회사, 혹은 세상을 바꾸는 회사를 고르는 게임이라기보다는, 1\~2년 뒤에 대형 VC들이 좋아할 만한 회사를 미리 맞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Hunter Walk 본인도 트렌드를 직접 만드는 건 극소수고 대부분은 일찍 알아보는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다만 서사를 아주 잘 파는 창업자가 있으면 트렌드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입니다. 그런데 그 '**서사를 파는 힘**'이라는 게 결국 네트워크와 네임밸류에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도 제가 해온 진단과 정확히 같은 곳을 가리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깁니다. **애초에 실리콘밸리 대형 VC들의 레이더 밖에 서 있는 한국인 창업자에게도 이 처방이 통할까요?** 6\~24개월 안에 대형 VC들이 단번에 알아들을 서사를 그들의 언어와 네트워크로 팔지 못하면, 반 발짝 앞서 나간 회사는 대세로 인정받기도 전에 런웨이부터 바닥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만들든지 스탠포드를 중퇴한 젊은 미국인 창업자들이 똑같이 따라 만들었을 때, 과연 방어할 수 있을까요?**

## 언더독 스토리는 왜 사라졌나

요즘 현장에서 제일 힘 빠지는 건 언더독 스토리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겁니다. 예전처럼 논컨센서스 영역을 파거나 고객에게 집착하는 숨겨진 창업자들이 아니라, 그저 이미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창업가들이 압도적으로 선호되는 시절입니다. 인공지능 사업을 하려면 성과를 다 보여 주기도 전에 천문학적인 돈을 계속 조달해야 하고, 동시에 웬만한 소프트웨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복사되다 보니, **실력이나 초기 성과보다 네트워크와 네임밸류가 훨씬 중요한 시대**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실제로 나온 데이터들을 보면 이게 그냥 기분 탓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PitchBook-NVCA 데이터를 보면 2026년 1\~3분기 미국 VC 투자액이 $515.8B인데, 그중 무려 82.7%가 AI 회사로 갔습니다. 역대 가장 높은 비중입니다. 그리고 이 막대한 돈은 이미 이름값이 높은 창업자들에게 쏠려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OpenAI CTO 출신 미라 무라티(Mira Murati)가 만든 Thinking Machines Lab입니다. 작년 7월에 제품이 나오기도 전인데 시드 라운드로만 $2B을 투자받았고, 기업가치는 $12B을 인정받았습니다.

물론 AI 모델을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GPU 값이 워낙 비싸니 이름값으로라도 돈을 빨리, 많이 모으는 게 합리적이라는 반론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돈이 실제 성과가 아니라 이력서를 보고 들어간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력서가 투자의 기준이 되어버리면 화려한 이력서가 없는 평범한 창업자들은 아예 출발선에도 서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건 실리콘밸리가 여태까지 가지고 있던, 무명의 아웃라이어를 찾아내던 그 고유의 DNA를 잃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소프트웨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복사됩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겹칩니다. 이제 웬만한 소프트웨어는 너무 금방 복사됩니다. 예전에는 제품을 먼저 만든 팀이 최소 1\~2년은 기술적, 시간적으로 앞서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AI 코딩 도구 덕분에 비슷한 제품이 몇 주 만에 뚝딱 나옵니다. 이렇게 되면 **'무엇을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누가 만들었는지'가 유일한 차별점이 됩니다.**

제품 자체가 해자가 되지 못하면 남는 건 결국 유통(Distribution)이고, 초기 스타트업의 유통은 결국 창업자의 네트워크와 네임밸류입니다. 투자자도, 첫 고객도, 심지어 합류할 팀원들도 이미 아는 이름에게 먼저 몰립니다. 제품은 몇 주 만에 복사되지만, 이름은 복사되지 않으니까요.

![복사기에서 쏟아지는 똑같은 앱들](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04-copier.jpg)

제품은 복사되지만 이름은 복사되지 않습니다

관련 내용은 지난번 뉴스레터에 길게 정리해 두었으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아이폰 앱도 사는 게 아니라 만들어 쓴다: AI가 막히는 곳이 인간의 해자다AI가 막히는 곳이 바로 우리 인간의 해자입니다. 아이폰 앱을 직접 만들어 쓰면서 느낀 건, AI로 뭘 할 수 있는지보다 AI가 못하는 일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AI로 할 수 있는 건 곧 누구나 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icon/favicon-e52a7522-3081-43d1-82f5-972e0e9105d9.ico)주간 실리콘밸리Ian Park![](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thumbnail/thumb-v3-cavewall-text-2d1f4ffc-baef-4d62-946b-3d907cbfca5c.png)](https://ianpark.vc/p/self-made-apps/)

## 평범한 창업자, 그리고 한국인 창업자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평범한 언더독 창업자들에게 정말 가혹한 시간이고, 동시에 한국인 창업자가 소프트웨어로 미국에서 성공하기에는 너무너무 힘든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네트워크와 네임밸류가 전부인 시장에서 미국에 연고가 없는 한국인 창업자는 출발선 자체가 한참 뒤에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금방 복사되니, 한국에서 밤새워 먼저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미국에서 이름 있는 팀이 보고 따라 만들면 방어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하드한 기술이나 제품 기능으로 차별화할 수 없다면 결국 문화, 언어, 현지 네트워크 같은 소프트한 것들이 훨씬 중요해지는데, 이건 한국인 창업자들이 애초에 가지기 힘든 것들입니다. **제품력으로 이기던 길은 좁아졌고, 이름값으로 이기는 길은 원래부터 우리에게 좁았습니다.**

물론 이런 시기에도 끝내 성공하는 순수 한국인 창업자는 나올 겁니다. 다만 그 숫자가 예전보다 줄어들 거고, 동시에 훨씬 더 험난한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한참 뒤에서 출발하는 주자](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05-startline.jpg)

같은 트랙, 다른 출발선. 굳이 이 싸움을 해야할까요?

## 부익부 빈익빈: 큰 펀드가 더 커지는 구조

사실 이 점은 VC들도 사정이 똑같습니다. VC들 역시 유명한 창업자에게 높은 밸류로 끝없이 돈을 넣어야 하다 보니, 이미 유명 창업자들과 네트워크가 있고 펀드 사이즈가 아주 큰 대형 VC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그리고 그 트랙레코드로 다시 출자자(LP)들에게 돈을 쓸어 담으며 몸집을 키우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펀드레이징 숫자를 봐도 판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바로 보입니다. 올해 1\~3분기 동안 미국 VC 펀드들이 모은 돈이 총 $108.5B인데, 전체 펀드 수의 6%밖에 안 되는 $500M 이상의 대형 펀드들이 그 돈의 78.1%를 독식했습니다. 반면에 첫 번째 펀드를 만든 신생 운용사들이 가져간 몫은 다 합쳐도 4.5%(81개 펀드)에 그쳤습니다.

**작은 펀드가 투자를 못 해서 지는 게 아니라, 지금의 판 자체가 큰 펀드가 이기도록 짜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창업자의 다음 라운드에 계속 따라 들어갈 자금력이 없으면, 설령 초기에 좋은 회사를 잘 골라냈더라도 후속 라운드에서 지분이 쭉쭉 희석되면서 의미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image-4.png)

부익부 빈익빈

## 이 파티는 언제 끝나나

이런 시대가 끝나려면 결국 둘 중 하나가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버블이 꺼지면서 실제로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회사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정리되는 시대가 오거나, 아니면 인공지능이 절대 복사할 수 없는 영역들이 증명되면서 경험, 관계, 신뢰처럼 사람이 만드는 가치가 다시 비싸지는 시대가 와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처럼 이름값이 실제 성과를 대신하는 시기가 끝나야만 언더독과 논컨센서스 팀에게 다시 기회가 오고, 정상적인 벤쳐캐피탈 씬이 돌아옵니다.**

그때까지는 이 유동성 파티를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코어위브같은 데이터센터 기업이나 구글 같은 빅테크 등 외부에서 먼저 균열이 터져 나온다면 생각보다 그 끝이 빨리 올 수도 있겠지만요.

![AI가 못 하는 일](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08-handmade.jpg)

AI가 복사할 수 없는 것들이 다시 비싸지는 시기

## 전조: 네오클라우드가 무너지고 구글 주가가 털렸다

그리고 실제로 코어위브 같은 네오클라우드가 흔들리고 구글 주가가 털리는 최근의 이벤트들이 드디어 그런 전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먼저 GPU를 빌려주는 대표적인 네오클라우드인 코어위브(CoreWeave)를 보면, 가장 먼저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지난 10월 14일 하루에만 주가가 15.5% 빠졌고, 10월 9일에 $82.08이던 주가는 일주일 만인 16일에 $61.39까지 밀렸습니다. 일주일 새 25%가 날아간 셈이고, 2025년 6월 고점과 비교하면 60% 넘게 빠졌습니다. 

채권 시장은 더 냉정해서, 2032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15% 근처까지 치솟았고 2031년 만기 회사채는 액면가 1달러당 79.9센트에 거래됐습니다. 10월 15일에는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는데, 이걸 확률로 환산하면 시장이 코어위브가 5년 안에 부도날 확률을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공동창업자 세 명이 IPO 이후 내다 판 주식이 $3.3B에 달하고, 그중 $2.4B을 올해 팔아치웠다는 사실까지 알려졌습니다.

![불 꺼진 데이터센터](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09-datacenter.jpg)

GPU를 빌려주는 회사가 가장 먼저 흔들렸습니다

그다음은 구글(알파벳)입니다. 지난 10월 29일 알파벳 주가가 하루 만에 12.6% 폭락했습니다. 상장 이후 최악의 하루였고, 단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475B이 증발했습니다. 3분기 매출 자체는 25% 늘었지만 검색 매출 성장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고, 무엇보다 AI 인프라 투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분기만 약 -$9B 수준입니다.

저는 이 두 사건이 시장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장은 'AI에 돈을 제일 잘 쓰는 회사'가 아니라 'AI로 돈을 제일 잘 버는 회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아](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10-thisisfine.jpg)

다들 괜찮다고 합니다

## 그 시절 또한 버티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들 아직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막상 거품이 빠지는 그 시절이 오더라도 버티기는 결코 쉽지 않을 듯합니다.

버블이 꺼질 때는 비싼 밸류를 받았던 유명 창업자들만 다치는 게 아닙니다. 시장에 돈줄이 마르면 체력이 약한 평범한 창업자들이 제일 먼저 마릅니다. 2007년 7월에 척 프린스가 "우리는 아직 춤추고 있다"고 말했을 때도 음악이 정확히 언제 멈출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막상 음악이 멈추는 순간, 남은 의자는 이미 힘 있고 덩치 큰 사람들이 다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제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AI가 지금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돈을 전부 정당화할 만큼 빠르게 돈을 벌어들여서, 이 파티가 생각보다 훨씬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파티의 비용은 결국 줄 밖에 서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치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image-2.png)

"I am inevitable"

## 그래서 어쩌라고?

창업자들에게도, VC들에게도 너무나도 힘든 시기입니다. 물론 OpenAI나 Anthropic에 일찍 투자해 놓은 대형 VC들에게는 너무나도 행복한 시절이겠지만, 그들조차도 이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쉴 수도 없고 투자를 안 할 수도 없으니, 계속 회사는 찾아야 하고 투자는 해야 합니다. 앞이 안 보이는 고속도로에서 남들이 다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고, 나 혼자 길을 막거나 멈출 수는 없으니 일단 계속 가야만 하는 그런 불안함이랄까요? 그리고 이 불안함과 다급함은 지금 VC 업계 전체가 공유하는 감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안개 낀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 운전석](https://storage.ghost.io/c/b9/86/b986456f-52c2-4c78-aef7-b5bfbe169d05/content/images/2026/11/13-fog-truck-a3.jpg)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가 개인적으로 계속 강조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한국인들에게는 지금이야말로 엄청난 기회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몇 일 만에 코드가 복사되고 실리콘밸리의 네트워크가 좌우하는 소프트웨어 판과 다르게, 한국인이 원래 잘하는 뷰티, 웰니스, 콘텐츠 같은 영역은 스탠퍼드 중퇴생들이 하루아침에 복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동시에 인공지능이 아직 대체하지 못하는 인간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AI로 온라인의 무엇이든 쉽게 복제할 수 있는 시대가 될수록, 역설적으로 AI가 흉내 낼 수 없는 것들이 오프라인과 소프트한 것들이 해자가 됩니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한국인이 가진 고유의 강점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한국인으로서 우리가 가진 이 비대칭적인 강점들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에서 승부를 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