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게 섯거라, K-건기식이 간다: 세계 최대 식품 컨퍼런스 Expo West 2025 트렌드 리뷰
식품계의 SaaS, Next K-뷰티는 바로 K-건기식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지난주에는 제가 LA의 Upfront Summit과 Natural Food Expo West에 다녀왔습니다.
Upfront Summit은 제가 매년가는 미국에서 이뤄지는 VC이벤트중 가장 큰 이벤트라고 볼수있고 초대를 받고도 $5,000을 입장료를 내야하는 무시무시한 컨퍼런스입니다. 올해도 감사하게도 주최자인 Mark Suster가 초대해줘서 무료로 다녀왔고 주요 세션들은 Thread에 라이브로 글을 남겨놓았으니 참고 부탁드리고 곧 시간나면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오늘은 세계 최대 식품 컨퍼런스라고 생각하는 Expo West에서 재미있는 트렌드들을 발견해서 정리해두려고 합니다. 두개의 키워드를 꼽자면 “건강 기능 식품”과 “K-food”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이너뷰티를 비롯한 holistic한 wellness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는데 이번 expo에서 그 트렌드를 다시한번 느낄수 있었습니다.
K-Beauty를 이을 K-소스/푸드/건기식
국내에서 잘하는 브랜드들도 크게 관심을 끌고있엇고 처음 본 브랜드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건기식 브랜드들도 꽤 관심을 끌고있고 한국 대기업인 풀무원, 샘표, 동원등 많은 회사들이 크게 홍보를 하고 있었는데 다들 브랜딩을 굉장히 잘하시고 전략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마진이 높고 K-pop이나 컨텐츠로 빠르게 클수있는 소스쪽으로 많이 진출하시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보다 일본 브랜드가 줄어들고 한국브랜드가 늘어난 것도 주목할 점입니다.
대체육의 발전: 여기도 K-wave?
저희 포트폴리오사이기도한 UNLIMEAT도 큰 인기를 끌고있었습니다. 대체육자체보다 그 대체육으로 김밥, 불고기, 만두등 한식을 만들어서 관심을 끌고 있었고 호떡을 비롯해 vegan 디저트들도 만들면서 미국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전략이 저는 너무 좋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대체육을 안먹었는데 (1) 맛이 있거나, (2) 건강하거나, (3) 싸거나중 두가지는 충족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아직까지 기술이 거기까지 올라오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느낀건 맛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이 올라왔다고 느꼈습니다.
이제 세상 모든 식품이 건강 기능 식품이다!
아무래도 제가 건기식에 관심이 많다보니 더 그렇게 보인 것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트렌드가 모든 식품들이 기능성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느낌입니다. 프로틴바에 오메가 3가 들어가고, 파스타소스에 프로틴이 들어가고, 커피에 콜라겐이 들어가고, 밀가루에도 프로틴이 들어가는등 무엇을 먹더라도 좀 더 몸에 좋고 명확하게 기능성이 있는 음식들이 늘어가면서 그만큼 미국 소비자들의 웰빙/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돌아보면서 사실상 요즘 건기식쪽이 현대의 연금술 modern alchemy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더라구요.
GLP-1 is HOT
유명한 다이어트약 성분인 GLP-1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근손실이나 소화불량과 같은 부작용을 줄여주는 GLP-1 Booster들이 굉장히 많이 보였습니다. 이런 다이어트 약들이 건강면에서 다양한 효과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점점 더 대중화 될 것 같은데 그에 따라 관련 업계도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female-focused supplements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들을 위한 건기식/보조제들이 확장되어가는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디자인도 굉장히 힙하게 잘 만들고 크게 베팅하는 모습인데 웰니스업계의 주요 고객층을 정확히 파악하고 딱 맞는 제품들과 감성으로 접근하는게 아주 인상깊었습니다.
한국이 훨씬 잘만드는 Dissolving Strip
한국에서는 어릴때부터 먹었던 불량식품 먹는 테이프가 건기식의 새로운 폼팩터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아주 핫한데 포장이 얇고 여러개를 또 요즘 핫한 패키징인 tin case에 가지고 다니면서 편하게 먹을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실제 strip은 두껍고 퀄리티가 낮아서 한국이 더 좋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건기식회사가 이런 폼팩터로 좋은 브랜딩과 함께 미국 진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햇습니다.
브랜딩과 패키징의 중요성
제가 한국 회사들 보면서 느끼는 것중에 하나가 패키징이나 브랜딩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부분입니다. 너무 동양적이거나 이질적이기도 해서 아쉬운점이 있는데 중국 제품들의 경우는 신뢰도 면에서는 한국보다 떨어지다보니 더 시장 확장이 불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래 회사의 경우에는 딱 봤을때 중국 제품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않는 멋진 브랜딩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일단 받아서 한번의 기회가 더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줘서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 회사들도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품계의 SaaS?!
제가 계속해서 건기식/보조제를 보다보니 이 비지니스가 신뢰가 중요하고, 반복매출 recurring revenue, 업셀 upsell을 중요시하며, 한번 만족한 고객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구매를 하기때문에 꼭 SaaS 비지니스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parallel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1. 신뢰(Trust): 브랜드 충성도와 장기적 관계 구축
SaaS 모델에서 고객의 신뢰는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용자가 특정 소프트웨어를 업무 프로세스에 통합하면, 쉽게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고객 관계가 형성됩니다.
건강 기능 식품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을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에서 꾸준히 구매합니다. 고객이 신뢰하는 제품은 곧 습관이 되고, 습관은 반복 매출로 연결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를 위해 하이엔드 전략과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경험을 제공하고, 동시에 서로 공감하고 믿을수있는 exclusive한 멤버쉽을 만들어서 브랜드 충성도와 고객들간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데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반복 매출(Recurring Revenue): 구독형 모델의 성장 가능성
SaaS의 핵심 수익 모델은 구독(subscription)입니다. 일정한 사용료를 매달 혹은 연 단위로 지불하면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건강 기능 식품 또한 한 번 만족한 고객이 꾸준히 동일한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으며, 최근에는 정기 구독(subscription model)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만해도 매일 12개정도의 supplement를 먹는데, 어느정도 효과를 본 브랜드를 바꾸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꾸준히 매일 섭취하는 제품들은 장기구독을 통해 고객을 꾸준히 유지할수있다면 가장 이상적일것 같습니다.
3. 업셀(Upsell) 및 크로스셀(Cross-sell): 고객 생애 가치를 높이는 전략
SaaS 기업들은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더 높은 가격의 플랜(업셀) 또는 관련 기능을 추가 구매하도록 유도(크로스셀)하는 전략을 활용합니다.
건기식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고객 생애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믿는 브랜드가 출시하는 새로운 제품들을 충성심을 기반으로 구매하고 만족하여 반복 구매로 이어지고 결국 브랜드에서 추천하는 루틴이나 패키지를 통해 업셀과 크로스셀이 가능해집니다.
제 경우에는 Bryan Johnson의 올리브유가 너무 맘에 들어서 크레아틴을 주문했고 longevity mix도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Life extension브랜드가 제가 원하는 제품들을 다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제품들을 시도해보고, Now food가 가장 저렴해서 성분만 같다면 그쪽도 계속 체크하는 편입니다.
웰니스, 건강 기능 식품은 피할 수 없는 트렌드
넷플릭스 시리즈로 나오기도한 Don’t Die의 브라이언 존슨의 건기식 브랜드가 런칭한지 1년도 되지 않아서 revenue run-rate이 $100M에 가까워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웰니스와 건기식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거죠.
어찌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겁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있고, 노인이 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늘어갈 수 밖에 없는데다 나이가 들수록 구매력이 증가하고 건강과 웰니스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있습니다. 또한 부자들일수록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더 많을 돈을 쓸 것으로 예상되고 실리콘밸리 VC들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고 longevity 전용 펀드들도 등장한 상황입니다.
물론 아주 중요하고 큰 트렌드이지만 사실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 섹터의 문제는 영속성있고 영향력있는 브랜드를 만들기가 쉽지않다는 부분입니다. K-beauty에서도 보이는 패턴인데, 한두개의 제품을 유료광고를 통해 낮은 마진이라도 일단 바이럴 시킨다음 그걸 레버리지로 exit을 하는 “먹튀”가 많이 나올수밖에 없고 동시에 너무나도 많은 회사들이 같은 플레이를 하고있고, 아무것도 없는 극초기가 아니라면 투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적어서 VC들 입장에서는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건 사실입니다. 동시에 제품을 콜마와 같은 곳들을 통해 OEM/ODM으로 생산하는 경우에는 K-beauty와 같이 제품 레벨에서 명확한 해자 moat을 만들기 쉽지않기도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저는 이런 시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이 믿을수있고, 온/오프라인에서 고객들간의 소속감과 exclusive함이 만들어지고,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웰니스를 총체적으로 커버할수있는 브랜드들은 그들의 브랜드 그자체가 해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치 브라이언 존슨의 Don’t Die가 컨퍼런스를 하고, 티셔츠와 같은 굿즈를 팔고, 제품 라인업을 채워나가는 것과 같이 말이죠. 그렇게 신뢰를 얻고 인정받는 브랜드가 된다면 투자자들이 사랑하는 SaaS 비지니스와 같이 탄탄하고 꾸준하게 성장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누릴수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런 브랜드를 만들고 계신, 저와 함께 미국 시장을 점령하실 대표님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아래 번개피칭 링크를 통해 연락주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품 뿐만 아니라 원료 원천물질 생산이 같이 커가야 할거에요. 마치 TSMC가 공정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디자인하우스 파트너들과의 생태계를 이뤄놓은데 반해서, 삼성파운드리가 그리 못하는것과 같이. 우리 관심 밖에서지만 ‘아유르베다’ 지침의 원료 배합으로 막대한 매출을 일으키고있는 인도내의 건기식 매출 선두 회사들은 원료 작물의 직접 생산과(개량과 분석 포함) 추출 과정부터 아우르고 있는게 부러웠어요.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노화는 질병으로 고려되는 요즘 노화를 극복하고 '잘 늙어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는군요. 과연 어떤 제품과 브랜드가 마켓을 선점하게 될 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