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이 글에는 어떤 정치적 지지도, 의도도 들어있지않고, 독립적으로 시장의 관점에서의 한가지 시나리오와 그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해본 글입니다.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글로 해석될수있는 여지가 있으나, 저는 제가 정치적으로 중도라고 생각하고 혹시나해서 이 글을 쓰면서 “재미로” 테스트해본 지금 이 순간의 결과는 아래와 같이 보수에 가깝습니다만, 저는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투표하지 않습니다 (= 현정권에 대한 비난글 아님)
동시에 학부때부터 수학 복수전공에 경제학 박사과정 수업을 들으며 지적 허영심에 취해버린 나머지, 졸업하자마자 경제학 석박통합에 들어갔다가 능력이 부족해 석사만따고 실패한 저의 어줍잖은 경제학 지식과 편견이 저도 모르게 여기저기 많이 녹아있으니 틀린 부분이 있으면 편하게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주부터는 뉴스레터 내용을 들으실수있게 유튜브로도 만들어보았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오늘은 올인팟캐스트의 Chamath와 Point 72의 Steve Cohen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 제가 트럼프 1기때부터 생각했던 공감되는 내용이 있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차마스와 스티브 코헨은 관세, 긴축정책, 이민 감소 등 구조적 요인으로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특히 스티브 코헨은 긴축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차마스는 현재 주식시장이 ‘매그니피센트 7’과 같은 주요 기술주의 고평가로 인해 매력적이지 않으며, 긴축이 지속될 경우 사회적 불만이 증가하고 결국 정치적 변화와 함께 주식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저는 이들이 이야기한 정치적 변화가 지난 트럼프 1기 였고 이번 2기에도 사회적 불만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것이 자산 시장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는 자산 시장을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지난번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는 자산시장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래 보시다시피 에센피도 꾸준히 상승했고 저 당시 제가 미국 부동산을 샀었는데 사기도 힘들었고 팔때도 좋은 조건에 팔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임기의 시작은 왜 이럴까요? 물론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지금은 2017년보다 코로나시절의 여파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높고, 국가 부채가 역대급으로 높으며, 전쟁중이기도하고, 인공지능 거품설이 있기때문에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쉽지 않은 상황을 전 정권으로부터 이어받은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낮추기위해 오히려 자산시장의 부진을 원한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자산시장이 부진하면 경기 부양을 위해 연준이 금리를 낮출 것이고 이는 경기 부양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금리를 낮춰서 미국의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를 줄여주는 효과도 볼수있기 때문이죠. 이런 맥락에서볼때 최근 연준의 대표적 매파인 보먼 이사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에 지명한 것 보면 보먼이 매파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지난번 0.5% 빅컷과 같이 연준은 금리인하는 할 것이라는 어느정도 확신이 있어보입니다. 동시에 보먼 이사를 통해 금융규제 완화를 꾀하고 이는 유동성 증가를 통한 경기부양의 방법이 되지않을까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런 방향이 사실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reliably unreliable한 발언과 행동으로 의도적으로 자산시장을 침체시키고 있다면, 지지자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없을까요? 아니면 아예 정권 초기에 경기를 침체시킨다음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그 목표일까요?
저는 후자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더 재미있는 부분은 사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자산시장에 생각보다 신경쓰지 않을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차마스에 따르면 ”대학교육을 받았거나, 연봉이 10만불이 넘으면 민주당일 확률이 높고, 그외는 대부분 공화당이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즉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은 자산이 적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말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론머스크를 비롯해 아주 부자인 사람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요, 이들의 경우는 오히려 자산이 너무 많기때문에 자산 가격이 하락해도 큰 타격이 없는 그룹이라 비슷하게 자산시장보다 그 이외의 것들에 더 관심이 많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소득수준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의 퍼센트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1960년대부터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미국의 자산순위 하위 33%가 이번 선거에서는 거의 반반으로 내려왔고 동시에 압도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던 미국의 자산순위 상위 33%가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더 많이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차마스가 말한대로 기사에서는 현장조사결과 2020년과 다르게 연봉 5만불이하의 국민들의 다수가 트럼프를 뽑았고 연봉 10만불이상의 국민들의 다수가 해리스를 뽑았다고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상대적으로 엄청난 자산가이거나 자산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생각보다 자산 시장의 부진에 부정적이지 않을수도 있고 그들이 더 신경쓰는건 낮은 세금, 높은 수입, 직업 안정성, 그리고 개인의 어젠다(e.g.일론머스크)라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도 당장 자산시장을 희생하더라도 관세를 통해 추가 수입으로 소득세를 낮추고 동시에 세계화를 줄여서 지지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움직임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정책을 펼치고 있을수도 있다는 말이죠.
왜 그들은 자산시장에 신경을 쓰지않게 되었을까?
그렇다면 자산이 적은 그룹의 경우 왜 자산시장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을까요? 아래 그래프들은 각 그룹별 주식과 뮤추얼펀드의 보유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첫번째 그래프는 연봉별 주식보유 비율을 보여주는데 상위 1%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미국 주식 시장의 38.6%를 소유하고 있으며 상위 20%가 86.9%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제외한 미국 국민의 80%는 미국 주식 시장의 13.1%만을 나눠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죠.
이번엔 재산기준으로 볼까요? 여기는 더욱 처참합니다. 재산이 많은 사람들순으로 상위 1%가 49.9%를, 상위 10%가 87.2%, 그리고 상위 50%가 99%의 미국 기업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말해 미국의 재산 순위 하위 50%의 국민들은 미국 주식의 1%를 나눠가지고 있고, 미국의 재산 순위 상위 10%가 가지고 있는 미국 주식 시장의 87.2% 제외한 12.8%의 주식을 나머지 90%의 국민들이 나눠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하위 90%를 표현하는 파란색 구간은 1990년부터 감소하고 있고 확실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수준으로 보았을때는 대학졸업자들이 미국 주식의 85%를 가지고 있고 전문대나 중퇴를 포함하면 94.2%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이하의 졸업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5.8%의 주식만을 나눠가지고 있고 대학졸업자들의 주식 보유 비율은 꾸준히 늘어왔습니다 (참고로 물론 대학 졸업자 자체가 늘어왔고 2023년 기준 약 38%의 미국인들이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왜 부의 양극화가 심해졌을까?
위의 그래프를 통해 우리는 미국의 양극화는 계속해서 심해져왔다는 것을 알수있습니다. 그리고 차마스의 말대로 “10만불 이하의 소득 혹은 대학졸업장이 없는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라면 그들이 자산이 적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미국의 부의 양극화가 심해진 이유를 알려고한다면 논문을써도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들은 (1)기술 발전, (2)세계화, (3)자산가격, (4)의료/교육 비용, (5)세금제도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술을 이해하는 자들과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의 격차가 벌어졌고, 세계화를 통해 많은 단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으며, 자산 가치가 폭등하면서 자산을 이미 가지고 있던 자들과 가지고 있지않던 자들의 격차가 벌어졌으며, 높은 의료 비용과 교육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만 기술을 이해할 수 있고, 빠르게 벌어지는 격차를 메꿔줄만큼 세금제도가 빠르게 혁신되지 못했기때문에 지금도 미국의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중 (1)기술 발전과 (2)세계화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는데 문제는 (1)기술 발전이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가 매일 체험하고, 제 뉴스레터에 매일 등장하듯이,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과 임금의 양극화가 앞으로 더 극심해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지금과 같은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냉전중인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막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만큼, 다른 방법으로 양극화를 줄여야하는데 그중 트럼프 대통령이 신경쓰는 부분이 (2)세계화와 (5)세금제도라고 생각하고 이는 본인들의 지지층에게 가장 환영받는 양극화의 해결책들이라고 생각됩니다.
과연 낮은 소득세와 관세는 부의 격차를 줄여줄까?
과연 그렇다면 관세와 규제를 통해 일자리들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입으로 소득세 혹은 자본이득세를 낮춰주는 것이, 과연 미국의 부의 양극화를 줄여줄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미국의 소득세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누진성이 약하고 지난 40년동안 세금 정책의 변화는 세후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 트럼프 세법은 상위 1% 가구에 상당한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여 부유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 소득세는 고소득층이 더 높은 비율의 세금을 납부하므로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관세를 한번 생각해볼까요? 예를 들어 캐나다 제품에 대한 관세는 수입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미국 국산품의 가격 상승까지 부추길 수 있습니다. 물론 캐나다가 원가를 낮춰서 기존 가격을 유지할수도 있지만, 지금같은 자유경쟁시대에 저정도 관세에 대응할 수 있을만큼의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을 남겨두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관세는 결국 소비세와 같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경우에는 소득의 더 큰 부분을 필수품에 지출하는 저소득층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상대적으로 더 세금을 많이내는 결과를 불러올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컨트롤하지못해 금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더 심해질 것도 기대가 되구요.
따라서 소득세를 줄이고 관세를 높이는건 결국 소득세 체제에서 소비세 체제로 넘어간다고 생각해볼수있는데 이런 변화는 부의 불평등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른 세금이 부의 불평등을 줄여줄수 있을까?
여담이지만 미국의 자본 이득세와 상속세는 한국보다 훨씬 관대한 편이라고 보고 이들은 부의 불평들을 줄여주기보다는 더 크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세금 적게내고 싶고, 이미 소득세를 내었는데 왜 또 세금을 내야하나 싶긴하지만, 동시에 부의 불평들이 너무 큰 사회문제를 야기하기때문에 저보다 돈 많이 버시는 분들이 좀 더 세금을 내주셨으면 하긴 합니다. 제가 일론머스크나 제프베조스만큼 벌 확률은 어차피 없어보이니까요.
미 의회예산국 Congressional Budget Office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자본 이득에 우대 세율로 인한 세금 혜택의 75%가 소득 상위 1%에게 돌아간다고 합니다. 제가 상위 1%는 아니지만 저도 VC로써 제 소득의 일부(Carried Interest)가 자본 소득(세율 15-20%)으로 들어와서 일반 소득(35-37%)에 비해 현저히 낮은 세금을 내는 혜택을 받고있는데 저보다 훨씬 많이버는 대부분 VC/PE들은 어마어마한 세금 혜택을 보고있고 그들의 힘이 쎄서 이 법은 한동안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야 좋죠.
상속세의 경우 2021년에는 사망자 중 0.1% 미만만이 연방 상속세를 납부했습니다 . 상속 재산의 대부분은 소득 상위 10%에게 이전되는 경향이 있기도하구요. 개인적으로도 미국의 Section 1031 이라는 제도를 통해 부동산을 사고파는 양도세를 미루었다가 제가 죽을 경우 (사실 영생할거지만) 상속을 받는 사람이 저의 양도세를 내지않아도 되는 제도를 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야 좋죠.
이렇게 잃어버린 10년은 오는가?
결국 미국의 과도한 부의 불평등은 자산이 적은 사람들이 유권자의 다수가 되도록 만들었고, 점점 더 다수가 되어가고 있으며, 현정권의 방향성으로 볼때 한동안 그 트렌드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게 지금까지의 요점입니다.
이에 따라서 앞으로도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자산이 적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야만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좋아하는 정책을 실행해야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부의 격차를 오히려 확대하여 상대적으로 자산이 적거나, 반대로 아주아주 많아서 자산시장에 신경쓰지않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양극화에는 인공지능도 한 몫할 것으로 보이구요.
그렇게되면 앞으로도 정권들은 자산시장에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의 표를 받기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고, 분명한건 이건 미국 자산 시장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상황이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어떤 계기가 있지않은 이상 이 사이클은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듭니다. 이로인해 미국의 자산시장에도 잃어버린 10년, 그 이상이 올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글로 정리해두어 봤습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과 VC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개인적으로는 미국 자산 시장에 잃어버린 10년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VC로써는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
Private IPO가 성행할 것
생각보다 오랜시간동안 미국 IPO시장이 말라붙으면서 이미 해결 방안은 조금씩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다들 익숙하실 Private IPO라고 불리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대중에서 구주를 판매하는 형태의 거래들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SpaceX가 꾸준히 주기적으로 구주매매를 통해 투자자들과 임직원들의 유동성을 보장해주고 있고 Stripe, Databricks, OpenAI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결에서 이번 CoreWeave의 IPO성과는 모든 VC와 스타트업들의 관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공지능관련 회사 IPO에 도전하는 CoreWeave의 성과가 앞으로의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칠텐데 나름 OpenAI의 대규모 계약이라는 최고의 카드를 들고 뛰어든만큼 아주 흥미진진한 6개월이 될 것 같습니다.
빅테크의 M&A가 성행할 것
또 이번주 구글이 Wiz의 인수를 재시도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만약 이대로 딜이 성사된다면 아래 작년 11월 뉴스레터에서 말했듯이 이번 정부가 인수합병 관련 규제를 줄여주는 것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들에게는 좋은 이야기이긴한데 동시에 인수합병된 회사들은 구조조정이 있는 경우가 많고, 또 빅테크들은 이미 지속적으로 내부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분위기라 테크쪽 노동시장에는 변동성은 여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DOGE를 통해 정부쪽에서도 대규모 레이오프를 진행하는데 테크쪽에서도 계속해서 레이오프가 이루어진다면 노동시장이 양쪽으로 영향을 받을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한가지 느낀점은 요즘 돈이 많은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늘다보니 스타트업들이 스타트업을 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고(예시: Perplexity, xAI), 동시에 사모펀드들도 여전히 열심히 투자를 하고있고 또 역대급으로 많이 모여있는 세컨더리 펀드들이 많은 스타트업 자산들을 주워담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구요. 힘들다 힘들다하지만 유동성이 많던 시절에 모아둔 돈이 요긴하게 쓰이는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유동성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는다면…
다만 걱정되는건 이 모든 과정들이 결국은 “주식시장이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는 부분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사모펀드도 당연하고 대기업들의 경우 인수합병을 하여서 회사가 커지고 주가가 올라야되는데 자산시장이 장기적으로 부진하게되면 인수합병의 인센티브가 줄어들기때문입니다. 다음 사이클까지 버티면 되겠지만, 우리가 그동안 코비드라는 외부효과에 의한 특수 침체를 제외하고는 역사상 가장 긴 bull market을 경험했기때문에 반대급부로 역사상 가장 긴 bear market을 맞이하는 것도 불가능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때문에, 만약 다음 bull market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면 어떡할까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어쩔수없이 성장보단 수익성을
결국 이렇게 된다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왔듯이 스타트업들이 “수익성”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이 성장보다 수익성에 집중하는 것은 그 존재의 정의 자체를 벗어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요즘은 어느정도 사이즈가 나오는 시리즈 B부터의 스타트업들의 경우, unit economics에 좀더 많은 고민을 하시면서, 오랜시간 버틸수있는 수익구조를 만들어두는게 중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사이즈가 커지게 되시면 SpaceX와 같은 Private IPO나 배당을 주기적으로 해나가는 것도 고려해보실만할 것 같습니다.
아직 수익성보다 성장에 집중하고 싶은 극초기의 AI, B2C 회사들은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펀드레이징은 짧고 성취할만하게
동시에 투자라운드를 계획하실때도 너무 높은 밸류에 너무 큰 금액을 받으시는 것 자체가 (1)밸류에 맞춰 성장하지 못했을때 다운라운드를 각오해야하고 (2)장기적으로 시장의 밸류에 대한 멀티플이 떨어질경우 다음라운드에 회사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밸류는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지분 희석 및 마켓에서의 평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펀드레이징은 기세이기때문에 다운라운드나 평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같은 시기에는 비교적 짧은 기간내에 성취가능한 마일스톤을 기준으로 펀드레이징을 하시는게 시장 상황과 멀티플변화에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하실수있습니다.
2년치 자금을 높은 밸류에 받아놓았는데 (대부분의 경우처럼) 회사의 성장이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한데다, 마켓의 멀티플까지 내려오면, 다운라운드를 해야하거나 혹은 펀드레이징 자체가 힘들어질수있다는 점은 많은 회사들이 2021년 펀드레이징을 하면서 경험했던 일이기때문에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자주하느냐, 어렵게 가끔하느냐
펀드레이징을 하시는것 자체가 힘드시고 싫으신 마음도 이해하지만, 마일스톤을 꾸준히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적은 규모로 레이즈를 하실경우, 투자자들도 결국은 투자금을 deploy하긴해야 하기때문에 지금같은 시기에는 큰 목표로 큰 돈을 모으는 회사들보다 오히려 한발한발 증명하는 스타트업들에게 더 빠르게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일단 저는 그렇습니다!
물론 경기침체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실업률이나 채권 금리와 같은 지표들을 보면 제가 보는 관점과는 다른 결론에 이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지표는 정확하지 않을때도 있고, 사회가 변하는만큼 빠르게 대체되거나 변하지도 않으며, 과거의 인과관계가 상관관계에 불과했을수도 있고, 만약 인과관계였다고 하더라도 사회는 실험실이 아닌만큼,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한 지표보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각자가 가진 인센티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는 타입입니다. 이번 관점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미국 유권자들의 인센티브와 그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받아야하는 정치인들의 인센티브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학, 경제학, 머신러닝등 정량적으로 시작한 저의 커리어에서 제가 느낀건, 결국은 “숫자보다는 사람이다”라는 것이었고, 제가 late stage 투자보다 early stage 투자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뭐 관점은 다 다를수있으니까요.
어쨋든 경기침체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혹시라도 앞으로 힘든시기가 오더라도 주간 실리콘밸리 구독자 여러분들은 저와 함께 이 암흑기를 이겨내고 다음 사이클에 제일 앞자리에서 파티를 할수있도록 서로 돕고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번개피칭 링크나 ipark@sazze.vc로 편하게 이메일 주세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심각하게 읽다가 중간 중간 숨겨진 쪼크(?)에 피식 피식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좋은 관점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려요.